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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법원 제동 5주 만에 출생시민권 규제 재도전
출산관광·외국 정부 직원 자녀 등 대상 좁혀 새 행정명령
대법원 6대3 위헌 판단에도 강행…시민단체 “우회 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대법원의 제동에도 미국에서 태어난 아이에게 자동으로 시민권을 부여하는 출생시민권을 제한하기 위한 새로운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7일(이하 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출산을 목적으로 미국에 입국하는 이른바 ‘출산관광’을 비롯해 출생시민권의 일부 적용을 제한하는 2건의 행정명령에 전날 서명했다.
이번 조치는 연방대법원이 지난 6월 30일 트럼프 대통령의 기존 출생시민권 제한 행정명령을 위헌으로 판단한 지 약 5주 만에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법원 판결 직후 미 의회에 입법을 요구했으나 이번에는 다시 행정명령을 택했다. 행정명령은 정부의 정책 방향을 정할 수 있지만 의회를 통과한 법률과 같은 법적 효력을 갖지는 않는다.
◇ 출산관광 등으로 대상 좁혀 재도전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행정명령이 대법원 판결의 적용 범위를 벗어난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존 행정명령처럼 불법체류자나 임시체류자의 자녀를 폭넓게 대상으로 삼는 대신, 출생시민권에 적용돼 온 역사적인 예외 범위를 새롭게 해석해 시민권을 받을 수 없는 대상을 확대하는 방식이다.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서명식에서 이번 행정명령 서명을 계기로 미국 시민권 취득을 목적으로 한 외국인의 ‘출산관광’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민 축소를 지지하는 미국 이민연구센터(CIS)는 지난 2020년 분석에서 2016~2017년 1년 동안 출산을 목적으로 미국을 찾은 외국인 여성이 2만~2만5000명에 달했을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미국에서는 2025년 약 360만명이 태어났다.
새 행정명령은 미국에 근무하는 외국 정부 직원의 자녀, 미국 정부가 ‘적성 외국인’으로 분류한 사람의 자녀에 대한 출생시민권도 제한한다.
또 로이터에 따르면 의회가 미국령 지역에서 자동으로 시민권을 부여하는 제도를 종료하는 법안을 통과시킬 경우 미국령에서 태어난 사람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법원의 6대3 판결을 “매우 유감스러운 결정”이라고 비판하며 출산관광을 통해 시민권을 얻는 사업이 생겨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출산관광을 두고 “사람들이 돈으로 시민권을 사고 있다”는 취지로 비판하며 이를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 “헌법상 보장” 반발…추가 소송 불가피
미국 수정헌법 14조는 “미국에서 태어나거나 귀화하고 미국의 관할권에 속하는 모든 사람은 미국과 거주하는 주의 시민”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은 오랫동안 미국에서 태어난 아이에게 원칙적으로 시민권을 보장하는 것으로 해석돼 왔다. 예외는 외국 외교관의 자녀, 미국을 점령한 적군 구성원의 자녀 등으로 제한돼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취임 첫날 미국 시민이나 합법적 영주권자가 아닌 부모 사이에서 미국에서 태어난 아이에게 시민권을 인정하지 않도록 연방기관에 지시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불법체류자뿐 아니라 임시체류자의 자녀도 대상에 포함됐다.
그러나 연방대법원은 지난 6월 30일 이를 위헌으로 판단했다. 존 로버츠 연방대법원장은 판결문에서 수정헌법 14조를 만든 이들이 미국에서 자유인으로 태어난 모든 사람에게 시민권을 보장했다고 밝혔다.
새 행정명령 역시 법적 소송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법률 전문가들은 대법원 판결이 내려진 상황에서 이번 행정명령이 실제로 어느 정도 효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은 이번 조치가 법원에서 결국 무산될 것으로 전망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일했던 데버라 플라이셰이커 우니도스US 관계자는 대법원이 불과 5주 전 출생시민권은 대통령의 재량에 따라 바꿀 수 있는 정책이 아니라 150년 넘게 유지된 헌법적 보장임을 분명히 했다며 이번 행정명령을 대법원 판결을 우회하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여성난민위원회의 제인 라카니도 새 행정명령이 합법적으로 미국에 입국하려는 임산부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며 정부가 대법원 판결을 준수하는 지침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출처: 글로벌이코노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