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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1B 개편안 시행되자…‘외국인 일자리’ 놓고 미국 내 갈등 재점화
트럼프 행정부, 외국인 비자 비용 10만달러 부과
기술업계 “인재 확보 막는 역효과” 반발 확산
노동계는 “값싼 인력 남용 막을 조치” 옹호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9월 발표한 H-1B 비자 개편안을 시행하면서 미국 내 논란이 다시 확산하고 있다.
H-1B 비자는 고숙련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비이민 취업비자로,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기술 산업의 핵심 인력 공급 수단으로 활용돼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 제도가 미국 근로자의 일자리를 대체하는 구조로 변질됐다”고 주장하며
강경한 규제를 단행했다.

미국 국기와 H-1B 비자 신청서, 글로벌 IT 기업의 로고들. /로이터=연합뉴스
10일(현지 시각) 폭스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월 19일 백악관에서 “특정 비이민 근로자의 입국 제한” 행정명령에 서명했고, 이에 따라 H-1B 비자를 신청하는 기업에 건당 10만달러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조치가 9월 21일부터 발효됐다. 그는 “비자
남용으로 미국인의 임금이 인위적으로 억제되고 있다”며 “특히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분야에서 자국 근로자가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고임금·고숙련 인력
중심의 입국 제도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이 개편 이후 산업계와 정치권의 갈등은 다시 격화됐다. 미국
상공회의소는 행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며 “10만달러 수수료는 불법적이며 중소기업에 과도한 부담을
준다”고 반발했다. 상공회의소는 “정부는 비자 처리에 소요된 행정비용을 기준으로만 수수료를 부과해야 한다”는
이민 및 국적법 조항을 근거로 들었다.
트럼프 행정부 측은 “값싼 외국 인력이 미국 일자리를 잠식하고
있다”며 규제를 옹호했다. 론 드산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주립대학에 H-1B 비자 남용을 금지하라고 지시하며 “납세자의
지원을 받는 학교는 미국 졸업생을 우선 채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척
그래슬리 상원 법사위원장과 딕 더빈 민주당 상원의원도 초당적 법안을 재발의해 “H-1B의 허점을 막고
미국 근로자를 보호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기술 업계는 강하게 반발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H-1B 제도 덕분에 미국이 혁신의 중심이 됐다”며 “프로그램이 망가졌지만 폐지가 아닌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대형 IT 기업들도 “비자 제한이 핵심 인재 유입을 막고 경쟁력을 훼손한다”고 비판했다.
H-1B 비자는 미국 기업이 전문직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로, 기본 3년 체류에 최대 6년까지
연장이 가능하다. IT·컨설팅·의료·교육 등에서 주로 활용되며, 전체 신청의 70%가 기술 산업 종사자다.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2024년 기준 H-1B 승인자는 약 40만명으로, 이 중 73%가
인도 출신, 12%가 중국 출신이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트럼프 행정부의 정치적 계산과 맞물려 있다고 분석했다. 반이민·보호무역 기조를 강화해 노동계의 지지를 얻는 동시에 실리콘밸리와의
대립 구도를 부각하려는 전략이라는 해석이다. 그러나 IT 인력난이
심화된 상황에서 비자 축소가 장기적으로 산업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현재 행정부는 H-1B 남용 조사 100건 이상을 공개하며 “저임금 외국 인력으로 미국 임금이 왜곡되는
관행을 근절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글로벌 기술 경쟁 속에서 미국을 오히려 뒤처지게 만들 것”이라며
반발이 거세다.
출처: Chosun Biz